[정치in] 한미훈련 北반발 속 성김 美대표 방한 추진… 러시아 북핵 대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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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김 주필리핀 미국대사가 11일 싱가포르에서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 측과 다음 날 열리는 북미정상회담 의제를 조율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한미러 3자 북핵 협의 전망 전문가 “北도발 차단 의도도” 한미훈련, 16일부터 9일간 진행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북한이 한미 연합훈련에 강력 반발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북핵협상 실무를 총괄하는 성 김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한국 방문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성 김 대표 방한에 맞춰 이고르 마르굴로프 러시아 외교부 아시아태평양 차관 방한 가능성도 전해지고 있는데, 방한이 성사될 경우 한미러 3자 만남이 이뤄질 수 있는 만큼 앞으로 한반도 정세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특히 연합훈련 기간이라는 점에서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성김, 21일~24일 방한 가능성

17일 외교가에 따르면 성 김 대표의 한국 방문이 오는 21~24일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외교부는 미측과 성 김 대표의 한국 방문 일정을 최종 조율 중으로, 조만간 공식 발표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실제 방한이 이뤄질 경우 지난 6월에 이어 두 달만에 다시 한국을 찾게 되는 것이다.

여기에 마르굴로프 러시아 차관도 방한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 정부의 북핵 수석대표인 노규덕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김 대표, 마르굴로프 차관 간 3자 북핵 협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커졌다.

한미, 한미러 간 협의가 성사되면 남북 연락통신선으로 얽힌 남북관계 개선 등 대화 재개 방안 등이 논의 테이블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이날 천지일보와의 통화에서 “미국의 기본 입장은 조건 없는 대화를 통한 외교적 해결에 방점을 두고 있는 만큼, 성 김 대표의 방한은 대화의 불씨를 이어가고자 하는 의지의 표현”이라며 “한미 간 공동인식 공동방향을 점검하고, 나아가 러시아가 북한과의 관계에서 일정한 역할을 해줬으면 하는 바람도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성 김 대표는 지난 6월 4박 5일 일정으로 방한했을 당시 한미, 한미일 북핵 수석대표 협의를 통해 북한에 조건 없는 대화에 응할 것을 촉구한 바 있다.

지난 5월 27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한·미·일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 회의에서 황준국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가운데), 성김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오른쪽), 이하라 준이치(伊原純一)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이 손을 맞잡고 있다. (사진출처: 연합뉴스)

◆한미훈련 기간 방한 의도는

이와 함께 성 김 대표의 방한이 북한이 최근 비난한 연합훈련 기간 내에 추진돼 관심이 모아진다. 북한이 무력 도발 가능성을 시사한 상황인지라 선제적으로 차단하려는 의도가 담긴 게 아니냐는 것이다.

문 센터장은 “북한은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과 김영철 통일전선부장이 연이어 ‘안보위기’를 운운하며 위협했던 터라 도발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면서 “대화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미국이 북한의 도발이라든지, 부정적인 행동을 억제하려는 측면도 있지 않나 싶다”고 분석했다.

앞서 북한은 지난 10∼13일 이번 연합훈련의 사전연습 격인 ‘위기관리 참모훈련(CMST)’ 개시에 맞춰 비난 담화를 낸 데 이어 1년여만에 재개된 연락통신선을 통한 정기 소통도 일방적으로 차단했다.

현재 한미 군 당국은 16∼26일 연합지휘소훈련(21-2-CCPT)을 야외 실기동훈련 없이 컴퓨터 시뮬레이션 위주로 실시하고 있다. 한미 연합사령부 주관으로 주말·휴일을 제외한 9일간 진행한다. 군 당국에 따르면 앞서 CMST 기간 중에는 북한으로부터 특이동향은 포착되지 않았다.

한미 간 만남 과정에서 북핵 협의가 이뤄지면 연합훈련과 관련한 북한 반응 등에 대해 대북 메시지를 낼 가능성도 있다.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초대형 방사포’ 시험사격. (출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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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성김, 대북특별대표 지명… ‘인니대사 겸임, 북 대화의지 결여 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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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성김, 대북특별대표 지명… ‘인니대사 겸임, 북 대화의지 결여 반영’

2021년 5월 24일

사진 출처, 뉴스1 사진 설명, 성 김 차관보 대행이 지난 2018년 싱가포르에서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과 실무협상을 벌일 당시 모습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21일(현지시간) 한미 공동 기자회견에서 대북특별대표로 임명한 성 김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대행은 ‘한반도통’으로 불린다.

그는 2008년부터 3년간 미국의 6자회담 수석대표를 지냈고, 2014년 10월까지 주한미국대사를 역임했다. 이어 2016년 11월까지 대북정책특별대표를 맡았다.

또 2018년 6월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하루 전까지 현지에서 실무협상에 나섰으며, 최선희 당시 북한 외무성 부상과 만나 합의문을 조율하는 등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이전 행정부에서 연달아 미국의 대북정책 실무 차원을 총괄해온 그가 이번 바이든 행정부에서도 대북정책에 깊숙이 관여하게 된 것이다.

김 대행은 주 인도네시아 미국 대사를 역임하던 중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동아태 차관보 대행을 맡았으며, 이번엔 대북특별대표에 발탁됐다.

‘지명 환영’ vs ‘큰 진전 힘들 것’

김 대행의 대북특별대표 발탁은 한국 정부에도 환영할 만한 소식으로 평가된다. 미 행정부 대북정책 역사와 북한의 협상 패턴을 꿰뚫고 있는 것은 물론 한국의 입장을 잘 이해하는 인물로 평가받기 때문이다.

1960년 서울에서 태어난 김 대행은 1970년대 중반 가족을 따라 미국으로 건너갔으며 로스앤젤레스에서 검사로 공직생활을 시작했다. 한국어에도 능통하다.

문재인 대통령은 김 대행 지명과 관련해 공동회견에서 한반도 문제에 전문성이 탁월한 분이 임명돼 기대가 크다고 밝혔다.

사진 출처, 뉴스1=청와대 제공 사진 설명,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 오후(현지시간) 한미정상회담 뒤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하던 중 성김 대북특별대표 임명 사실을 알리며 박수치고 있다

김재천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BBC 코리아에 “성 김 대행의 대북특별대표 임명은 북한에게 다시 한번 관여 및 대화 준비가 돼 있다는 사인을 보내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지난 1월 스티븐 비건 전 국무부 부장관의 퇴임 이후 공석이었던 대북특별대표 ‘깜짝 인사’는 한국에게 준 선물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일단 긍정적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김 교수는 북한이 대화의 우선 조건으로 대북제재 완화 등 ‘적대시 정책 철회’를 요구하는 상황에서 대북특별대표 지명이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나오게 하는 직접적인 유인책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특히 “바이든 행정부의 연이은 유화 제스처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별다른 반응을 내놓지 않는 것은 보다 더 적극적인 유인책을 기다리는 것"이라며 “제재 해제가 사실상 불가능한 만큼 북미 관계는 오랜 기간 답보상태에 머물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제임스 김 아산정책연구원 미국연구센터 선임연구위원은 “성 김 대행이 북핵 문제에 대해 잘 알고 있고 오랜 기간 다뤄왔지만 그만큼 뭔가 새롭고 파격적인 아이디어를 내놓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는 말했다.

김 대행이 인도네시아 대사를 하면서 겸임으로 대북특별대표 직책을 수행한다는 것은 미국이 북미대화에 온전히 집중하겠다는 의미는 아니라고도 분석했다. 이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는) 북한이 대화를 할 만한 준비가 돼 있지 않은 상황임을 반영한 것"이라고도 설명했다.

김 선임연구위원은 또 북한의 별 다른 호응이 없는 상황에서 “향후 1년간 큰 진전을 보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계산이 들어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의 역할은?

한편 정부는 외교부와 통일부를 주축으로 정상회담 후속 조치를 논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구축 방안을 실무급 차원에서 후속 논의를 하겠다는 것이다.

북미 관계의 뚜렷한 개선 없이는 남북 관계도 답보가 예상되는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과 한국 정부의 역할은 ‘북한의 도발 억제’가 돼야 한다는 진단도 나왔다.

김재천 교수는 “문 대통령의 임기가 1년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북미 관계의 중재자 역할이나 남북관계의 역사적 진일보는 사실상 기대하기 힘들다"고 밝혔다. 일단 북한을 설득해 대화의 장으로 나오게 하는 것이 급선무라는 지적이다.

특히 “북한이 도발을 하는 순간 바이든 행정부와의 대화는 어려워진다. 미국이 원하는 것은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 동결인 만큼 관련 조건으로 다양한 조합의 스몰딜이 가능하다는 점을 북한에 어필하고 설득해야 한다"고 김 교수는 강조했다.

[한미정상회담] 대북특별대사에 성김 전 주한미국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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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정상회담] 대북특별대사에 성김 전 주한미국대사(사진=방송화면)

바이든 미 대통령은 21일(현지 시각) 백악관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 공동 기자회견에서 성김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 대행을 대북 특별 대사(US Special Envoy to the DPRK)로 임명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김 대사를 대북특별대표로 지명한 것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김 대사는 바이든 정부 출범과 동시에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차관보 대행으로 임명돼 바이든 정부의 대북정책 검토 등을 해왔다.

바이든 정부가 공석인 대북특별대표를 임명한 것은 정부 출범 4개월 만이다.